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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이 적지 않다.
허균의 홍길동처럼 서자라서가 아니다.
마땅한 어휘를 떠올리지 못해서다.
아버지가 아버지고 형이 형인 것처럼
세상의 대상과 사물, 현상 등에는
알맞은 어휘가 있는데 딱 짚어 부르질 못 한다.
머릿속에 형체는 있으나
명칭이나 이름이 바로 나오질 않는다.
누가 머릿속 연상을 찍는 카메라는 발명 안 하나 싶다.
자신이 느낀 기분이나 감상 등을 표현하고 싶지만
어떻게 옮겨야 할지 갈팡질팡한다.
체온기처럼 기분이나 감상을 감지해 알려주는
기기는 누가 발명 안 하나 싶다.
아직 그런 기기가 없어 대충
이 두 가지 말을 가지고 돌려 막는다.
“하! 이놈의 건망증!”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
- 어른의 어휘력, 유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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