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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짜부라지다 vs 찌부러지다 ♬
둘 다 속된 말처럼 들리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어엿한 한국어 동사다. 물체가 눌리거나 오그라지고, 기운이나 형세 따위가 약해지고, 망하거나 허물어질 때 쓴다. 흔히 '짜부 되다'라고 쓰는 말의 표준어다.
도서관 벤치에 앉아 있는데 바로 코앞에 은색 승용차 한 대가 서 있는 게 보였다. 주차장이 꽉 차서 어쩔 수 없이 벤치앞에 차를 세운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머니 한 분이 아이 둘을 데리고 도서관에서 나와 차 쪽으로 다가오며 리모컨 키로 시동을 걸었다. 때마침 휴대 전화가 울리기에 벤치에서 일어서서 옆으로 몇 걸음 걸어가며 통화를 하는데, 갑자기 승용차가 벤치 쪽으로 돌진해서는 갓돌을 넘어 벤치를 쾅 하고 들이받는 것이 아닌가. 벤치는 거의 뒤로 넘어가다시피 했지만 승용차 범퍼는 갓돌 덕분인지 살짝 짜부라지기만 했다. 차 문도 만져 보지 못한 아주머니가 화들짝 놀라서 아이들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는 사이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저 혼자 벤치를 향해 돌진한 승용차 주위로 모여들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아이들도 무사했다. 앞이 찌부러진 승용차를 보며 '이런 게 급발진 사고라는 거구나.'하고 생각하다가 나는 흠칫했다. 불과 삼십 초 전에 내가 바로 저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짜부러지다'라거나 '찌부러들다'라고는 쓰지 않는다.
[출처=동사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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