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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쥐어 주다 vs 쥐여 주다 ♬
'쥐어 주다'는 '쥐다'에 보조 동사 '주다'가 붙어 생긴 말이다. 손을 한번 꽉 잡아 주는 걸 뜻하는데, '쥐여 주다'와 헷갈릴 때가 많다. '쥐여 주다'는 '쥐이다'에 '주다'가 붙은 것이나 무언가를 꼭 쥐게 해 준다는 뜻이겠다. 빈손을 잡는 것보다는 무언가를 건네준다는 의미일 때 쓸 만하다.
수백억 원을 유산으로 남기거나 물려받는 부자들은 그 많은 돈 때문에 가족 간에 법정 다툼까지 벌이기도 하지만, 없는 사람들이 남길 거라곤 이름과 마음뿐이다.
명절이나 집안 행상 때면 어른들은 서로 돈 몇 푼 쥐여 주려고 승강이를 벌이곤 했다. 택시 차창 안으로 돈을 던져 넣기도 하고 뿌리치고 가는 친척을 끝까지 쫓아가서 주머니나 가방 안에 꼬깃꼬깃 접은 돈을 쑤셔 넣고 뛰어오기도 했다. 어린 마음에 어른들은 만나기만 하면 왜 저런 민망한 짓을 되풀이하는 걸까 하고 눈살을 찌푸리곤 했지만, 나이가 들고 보니 그 마음이 헤아려지고도 남는다.
그들이 서로 쥐여 주려고 애쓰는 돈이라야 몇 푼 안 되지만 그 돈에는 마음이 담겨 있다. 처지가 비슷한 친척끼리 다음에 다시 만날 때까지 별일 없이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 그러니 그 얼마 안 되는 돈을 쥐여 주는 것은 손을 한번 꽉 쥐어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마음을 전한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그러고 보면 '쥐어 주다'와 '쥐여 주다'는 다른 말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물론 쓸 때는 구별해서 써야겠지만 말이다.
[출처=동사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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